유로 2012 잉글랜드-이탈리아 감상평 ㄴ European Championship

이탈리아가 잉글랜드를 승부차기로 꺾고 유로 2012 4강에 진출했다. 2010 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을 낸 후 2년만에 이뤄낸 성과이다.


이탈리아의 선발라인업에 있어서 변화가 있었다면 모타 대신 몬톨리보가 선발출장했다는 점이다. 몬톨리보의 기용은 모타의 회복과 피를로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파악이 된다. 피를로에 대한 의존은 역시 높았지만 몬톨리보의 기용은 나쁘지 않았다. 모타의 다재다능함을 몬톨리보가 보여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패싱게임에 있어서는 모타보다는 몬톨리보가 더 나은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전반 초반에 잉글랜드가 예상을 깨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덕분에 이탈리아는 경기 초반에 실점할뻔 했는데 부폰의 기지가 돋보이는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잉글랜드는 글렌 존슨과 밀너의 오른쪽 공격을 선보였는데 전반 중반이 지나자 다시 수비 일변도의 전술로 경기를 펼쳐나갔다.


이탈리아는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잉글랜드의 골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경기 초반에 데 로시의 슈팅이 골 포스트를 강타하고 발로텔리와 카사노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잉글랜드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이번 경기에서 프란델리 감독은 공격적인 교체를 하지 않았다. 카사노를 빼고 디아만티를 넣었으며 데 로시를 빼고 노체리노를 넣었고 아바테를 빼고 마지오를 투입했다. 3번의 교체 모두 전술적 변화를 주기보다는 선수들의 몸상태로 인한 교체였다. 카사노의 경우 대회 내내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면 투입했었기에 예상되었던 교체였다. 지오빙코가 아니라 디아만티가 교체로 투입된 것은 디아만티가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과 잉글랜드 무대 경험이 있다는 것 그리고 왼발 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했을 것이다. 데 로시와 아바테의 경우 예상치 못한 교체였다. 두 선수 모두 몸 상태에 문제가 있어서 교체가 된것인데 아바테의 경우 마지오가 경고누적으로 다음 경기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탈리아가 4강전을 치루는데 있어서 중요한 관건이다. 노체리노의 득점이 비록 오프사이드로 판명이 났지만 2선 침투에 능한 노체리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노체리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잉글랜드의 육탄수비가 돋보였던 경기였는데 특히 존 테리의 활약이 없었다면 이탈리아는 120분 이내에 승부를 결정지었을 것이다. 반면에 루니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애슐리 영은 대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역시 피를로가 단연 돋보였다. 잉글랜드가 수비 일변도의 전술을 펼치면서도 피를로를 따로 마크하지 않은 것은 의아했다. 잉글랜드는 수비라인을 내리는데 치중했던 것이다. 덕분에 피를로는 120분 동안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잉글랜드의 수비진과 조 하트를 괴롭혔다. 이탈리아의 발로텔리가 득점에 성공했다면 좋았을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대회 내내 발목을 잡고 있는 이탈리아의 골 결정력이 드러났다. 쥐세페 로시의 부상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피를로는 120분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것은 물론 승부차기에서도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다. 이탈리아의 2번 키커였던 몬톨리보가 실축하면서 이탈리아는 1-2로 리드를 당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3번 키커로 나선 피를로는 정말로 여유롭게 칩샷으로 승부차기를 성공시키며 양팀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이탈리아의 심리적 우위를 만들어놓았다. 승부차기 키커로서 자신의 임무를 성공시킨 것 뿐만 아니라 팀의 에이스로서 상황 자체를 바꿔버린 것이다.


이탈리아의 승부차기 명단은 1. 발로텔리 2. 몬톨리보 3. 피를로 4. 노체리노 5. 디아만티 순이었다. 원래 마르키시오가 승부차기 멤버였지만 근육경련으로 다른 선수가 키커로 나섰다고 한다. 아마도 노체리노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보편적으로 승부차기 키커는 1번, 3번, 5번에 잘 차는 선수를 넣고 그 다음에 2번, 4번을 정하기 때문이다. 지난 유로 2008 8강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했었던 데 로시와 디 나탈레는 필드에 없었다. 이탈리아가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선수들이 다음 대회에서 실축한 케이스는 없었지만 프란델리 감독의 머리 속에는 이들의 이름이 빠져있던 것 같다.


몬톨리보의 실축으로 이탈리아는 위기에 빠졌지만 리드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를로가 칩샷으로 승부차기에 성공하며 반전을 꾀한다. 에슐리 영이 골 포스트를 맞추고 애슐리 콜의 슛을 부폰이 막아내고 이탈리아의 마지막 키커 디아만티가 승부차기를 성공시키며 이탈리아는 4강에 진출했다.


경기 내내 앞선 볼 점유율, 많은 득점찬스와 유효슈팅에도 불구하고 0-0으로 승부차기까지 가야했던 상황을 보면 결국 골 결정력의 문제인데 4강전 상대가 독일임을 고려해보면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이 된다.


2012.06.26 작성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