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2 독일-이탈리아 감상평 ㄴ European Championship

유로 2012 4강전에서 이탈리아가 독일을 2-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유로는 지난 2000년 대회 이 후 12년만이고, 메이저대회로 따지면 지난 2006 월드컵 이 후 6년만이다.


이탈리아 대표팀은 1994년 미국 월드컵을 기점으로 6년 주기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르고 있는데(1994 월드컵 준우승, 유로 2000 준우승, 2006 월드컵 우승, 유로 2012 결승 진출) 이번 결승에서 스페인의 메이저대회 3연패를 저지할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관심거리이다.


이탈리아는 아바테의 부상 그리고 마지오의 경고누적으로 인해서 오른쪽 풀백에 발자레티를 기용했고 왼쪽 풀백에는 8강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키엘리니가 엄청난 회복력을 보여주며 선발 기용되었다. 미드필더와 공격진은 지난 8강전과 같은 멤버로 출전했다.


독일은 전반 초반에 거세게 밀어부쳤는데 딱 거기까지였다. 전반 15분 이 후에는 완전히 이탈리아가 경기를 압도했다. 부폰을 중심으로 발자레티-바르잘리-보누치-키엘리니의 4백은 이번 시즌(2011/2012) 유벤투스의 무패 우승을 이끌었던 수비진(바르잘리-보누치-키엘리니)의 위용을 보여주었다. 보누치의 경우 다소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키엘리니는 왼쪽 풀백으로 기용되면서 적절하게 독일의 공격을 잘 끊었고 발자레티도 익숙치 않은 오른쪽에서 포돌스키를 완전히 봉쇄하면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바르잘리 역시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했다.


양팀의 승부는 미드필더에서 결판이 났다. 이탈리아는 독일의 미드필더보다 더 많은 활동량과 전개로 독일의 미드필더들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독일의 뢰브 감독은 이 날 피를로를 의식해서 크로스를 기용했지만 철저하기 실패하였고 포돌스키 역시 아무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독일에서는 케디라가 나름대로 분전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이 날 독일의 경우 다소 투박할지는 몰라도 스피드로 상대방의 측면을 허물 수 있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이탈리아를 괴롭힐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몬톨리보는 자신의 패싱력을 뽐내며 이탈리아의 중원 장악에 공헌을 했고 발로텔리의 두번째 득점을 어시스트하며 이탈리아가 앞서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금 이 기세라면 결승전에서도 모타를 제치고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피를로는 역시나 왕성한 활동량(마르키시오에 이어서 2위) 그리고 전반 초반 실점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막아낸 것, 볼 키핑, 공격 전개, 패스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데 로시와 마르키시오 역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06 월드컵 이 후 데 로시는 피를로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서 살림꾼 역할은 물론 공수에 있어서 피를로와의 조화와 호흡이 잘 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피를로와 데 로시의 호흡이 잘 맞을 수 있는 원동력은 마르키시오가 있기 때문이다. 마르키시오는 엄청난 활동량으로 데 로시와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전방 압박을 통해서 피를로와 데 로시가 좀 더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있다. 또한 자신의 장기인 공간침투를 통해 위협적인 장면을 종종 연출해내고 있다. 다만 공간침투로 만들어낸 기회에서 득점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탈리아의 중원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결코 손색이 없다.


카사노와 발로텔리 투톱은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발로텔리의 첫번째 득점에서 카사노의 어시스트를 보면 카사노의 창조성과 볼을 다루는 능력을 확인할 수가 있다. 카사노는 독일 수비진을 상대로 군더더기 없는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에 일조를 했다. 발로텔리의 경우 2골을 넣으며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그동안 많은 찬스에서 넣지 못하며 비판을 받았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득점을 해야하는 시점마다 득점에 성공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그동안 이탈리아 대표팀의 골 결정력에 답답해했던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결승전에서도 카사노와 발로텔리 투톱이 오늘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스페인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골 결정력이다. 후반에 마르키시오와 디 나탈레 그리고 디아만티가 각각 한 번씩 3-0으로 점수 차를 벌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는데 모두 득점에 실패했다. 발로텔리가 2골을 넣어서 2-0으로 앞서고 있었기에 망정이기 그렇지 않았다면 이탈리아는 지난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을 것이다. 역시나 골 결정력은 대회 내내 빼놓을 수 없는 얘기거리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전술과 전략을 보여준 감독은 이탈리아의 프란델리 감독이다. 결승전에서 어떠한 전술과 전략으로 스페인을 상대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2012.06.29 작성글